애경케미칼(161000)이 활용도가 갈수록 커지는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 생산 확대에 나서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수익성이 낮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성 높은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애경케미칼은 지난달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인 ‘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TPC)’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TPC 생산시설은 애경케미칼 울산 공장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설립되는데 연말쯤 완공해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1만 5000톤 규모다.
아라미드는 철보다 5배 이상 강하지만 가벼운 섬유 소재다. 섭씨 500도에서도 불에 타지 않는 내열성도 갖췄다. 자동차 타이어의 마모를 최소화하는 소재로 사용되던 아라미드는 5G 광케이블 통신 인프라 구축에도 사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글로벌 아라미드 수요는 최근 10년 간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였고 2030년까지도 연간 6%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아라미드 섬유 제작사가 주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비해 애경케미칼의 TPC 공장이 가동되면 상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TPC는 수입 과정에서 고체화가 진행돼 이를 녹이는 추가 공정이 필요한데 국내 생산 TPC는 액상으로 공급해 공정이 줄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애경케미칼은 열이 아닌 빛을 활용해 TPC를 생산할 계획이다. 열을 활용하면 유해가스인 이산화황이 발생하지만 빛을 사용하면 이산화황 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염화수소를 포집해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돼 유해가스가 발생되지 않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생산 구조는 국내 아라미드 생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아라미드 시장과 TPC 수요 증가 추세를 보며 생산시설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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