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홈플러스가 영업 활동 효율화,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의미 있는 수준의 집객력 및 매출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되면서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르 신청했으나 이번 신용등급 하락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 31일 기준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462%로 일년 전 대비 1506%포인트 개선됐다.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 462억 원으로 2.8% 증가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된다. 임직원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로선 금융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서 현금수지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루어지는 유통업 특성상 한두 달 동안에만 약 1000억 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여 계약기간 의 모든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홈플러스의 실제 금융부채는 약 2조 원이다. 부동산 자산이 4조7000억 원을 넘는 만큼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게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창립 28주년을 맞아 매출 확대를 추진했던 홈플러스의 행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광고 모델로 배우 김수현을 재발탁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하는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홈플러스는 삼겹살 100g을 790원에 판매해 오픈런을 빚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 및 C-커머스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이슈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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