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상생하는 포용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화합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27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서로 다름이 오히려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은 민주주의·의회주의의 기본인데도 현재 우리 사회는 서로 디름만 알았지 조화의 아름다움을 상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더해져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며 "특히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분열, 지역 간의 반목, 그리고 정치적인 비타협은 곳곳에서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를 수수방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용사회를 만들기 위한 길의 맨 선두에 광복회가 회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며 '미래 100년 비전' 선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념 대립과 계층 갈등 치유 및 포용사회 구축을 향해 국민화합에 앞장서고 △독립정신의 정수인 ‘정의’와 ‘인도’ ‘인류애’를 승화시켜 세계평화 수호에 주력하며 △평화적인 통일 조국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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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는 1965년 2월 한일국교정상화 당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애국지사를 기리기 위해서 설립됐다. 창설 이후 애국지사들을 중심으로 운영돼오다가 2011년 2월 별세한 고(故) 김영일 전 광복회장을 끝으로 후손시대로 전환했다. 이 회장은 "후손시대를 맞이한 광복회가 저절로 국민의 존경을 기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선열들의 혼이 깃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광복회는 일제 잔재 청산을 강조하면서도 올해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전쟁 전후 일본을 구분해 인식하는 노력이 양국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시기"라며 "양국 관계를 한발 더 진전시킬 전환기를 맞았지만 양국이 평행선만 고집한다면 영원히 ‘똘레앙스(tolerance·관용)’의 길은 찾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박홍근 의원, 김병기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의 외손자인 우 의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의견 차이에서 오는 대립이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헌법과 사법 체계의 부정, 물리력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국회의장으로서 안중근 의사가 남긴 ‘견리사의 견위수명’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국란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은(見利思義 見危授命)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 수감 중에 남긴 유목 가운데 대표적인 글귀로 이로운 것을 보면 정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우면 목숨을 바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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