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두 달 연속 늘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예비 자금 확보 차원으로 달러화 예금을 대거 늘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34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1억 4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12월(28억 7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더한 값이다.
통화 종류별로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 883억 1000만 달러로 한 달 새 18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중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은 768억 5000만 달러로 18억 7000만 달러 늘었다. 증가 폭의 99%가 기업 물량이다. 또 달러화 예금 가운데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7.0%로 2016년 2월(87.3%)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입 기업들이 예비 자금용으로 달러 확보에 나서면서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엔화 예금은 82억 9000만 달러로 1억 1000만 달러 늘어나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엔화 강세로 인한 미 달러 환산액 증가 등으로 소폭 늘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월 말 기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말 대비 1.8% 올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