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주총회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오너 일가 등 기업 최대주주를 향한 책임경영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은 최대주주가 경영활동에 법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 등재가 필요하며, 과도한 계열사 겸임에 따른 고액 연봉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제개혁연대는 이르면 이달 말 DB하이텍(000990)의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의 높은 보수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들은 DB하이텍의 미등기 임원으로서 사내이사의 총보수보다 3배 많이 받고 있다”면서 문제 삼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인 액트와 손잡고 이마트에 보낸 주주제안서에 미등기 임원인 정용진 회장의 보수 문제를 거론하며 보수 심의제 정관 도입을 제안했다. 그 밖에 신동빈 롯데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소액주주들의 이사 등재 요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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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보수에 대해 일부 소액주주의 비판도 나왔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부터 기아(000270)에서 보수를 지급받게 되면서 현대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 등 총 3곳의 계열사 이사를 겸직하며 보수를 수령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정의선 회장이 3개사를 겸직하는 것은 상근으로 보기 어렵고, 해당 보수를 받을 정도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기아의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기여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그 동안 정 회장이 3개 사 이사회 평균 출석률이 2023년 기준 90%으로 높아지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임기가 만료된 재선임 대상 임원 54명에 대해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할지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과거 이들의 선임을 반대해 왔다. 그 밖에 국민연금이 선정한 공개중점관리기업인 KCC에 대해 주주로서 강력한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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