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올해 첫 주요 20개국(G20) 장관급 회의에 불참한다. 회의 주제로 남아공의 토지 무상 수용 정책 등 미국에 껄끄러운 안건이 오르는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자 무대를 선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엑스(X)에 워싱턴에서 해야 할 일들 때문에 G20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다른 고위 당국자가 대신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G20 외교장관 화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루비오 장관은 G20 외교장관 불참 사유로 남아공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 몰수 정책과 회의 의제를 꼽았다.
루비오 장관은 "남아공은 사유 재산을 수용하고 G20을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장려하는데 이용하는 등 매우 나쁜 짓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수용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앞서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에 대해 '특정 계층을 매우 나쁘게 대우하는 토지 몰수'라고 비판하며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국무장관과 재무장관 모두 G20 회의에 불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G20 회의는 일반적으로 미국이 동맹을 모아놓고 미국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자리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국제 의제를 설정하고 동맹에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인 만큼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는 중요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NYT는 이같은 미국의 결정에 '트럼프식 일방주의'가 있다고 짚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G20과 같은 다자간 회의를 중요하게 보지 않고 대신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양자 협상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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