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Zero sugar) 열풍이 불면서 설탕의 대체제로 많이 쓰이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aspartame)이 동맥 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이하이 차오 교수팀은 생쥐에게 아스파탐이 든 먹이를 먹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더 달지만, 열량은 거의 0에 가까워 다양한 제로 식품에 많이 쓰이는 인공 감미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심혈관 질환(CVD)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아스파탐 하루 최대 섭취량을 체중 1㎏당 50mg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12주 동안 매일 아스파탐 0.15%가 든 먹이를 먹이고 인슐린 및 염증 인자 수치, 지방 플라크 형성 차이 등을 관찰했다. 연구 기간 동안 생쥐가 섭취한 아스파탐은 사람이 매일 다이어트 탄산음료 3캔을 마신 것과 같은 양이다.
그 결과 아스파탐 함유 먹이를 먹은 생쥐는 먹지 않은 생쥐에 비해 동맥에 더 크고 많은 지방 플라크가 형성됐다. 심혈관 건강을 보여주는 염증 수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스파탐이 체내에 들어간 생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단맛 감지 수용체를 속이는 방식으로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입과 장 등에 단맛 감지 수용체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슐린이 아스파탐과 심혈관 건강 사이의 핵심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 수치 상승은 혈관 내벽의 면역 신호 단백질(CX3 CL1)을 활성화해 동맥 내 플라크 축적을 촉진한다.
플라크가 동맥에 쌓이면 동맥이 좁아져서 경화를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염증 수치를 높이고 심장 마비와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맥 혈관 내벽에 있는 단백질이 혈류 속에 있는 염증 유발 면역 세포를 붙잡는 역할을 한다”며 “아스파탐을 먹인 생쥐의 면역 세포에서 단백질 수용체를 제거하자 유해한 플라크가 쌓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차오 교수는 “인공 감미료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식품에 침투해 있다.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과학 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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