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증권시장에서 2조 56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에서만 두 달 간 3조 6800억 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17억 8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1443.1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2조 5687억 원 규모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순유출 규모는 전달(38억 6000만 달러) 보다 줄었다. 순유출은 한국 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올 1월 외국인 주식자금은 5억 1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다만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2월(25억 8000만 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한은은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순유출이 지속됐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올 1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12억 7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지난해 12월 12억 8000만 달러가 유출된 후 2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한은은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는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지만 통안증권 만기상환, 낮은 차익거래 유인 지속 등으로 전체 채권 시장은 순유출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 1월 월평균 37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36)보다 1bp 높아졌다.
1월 CDS프리미엄은 월 중 소폭 상승했으나 하순에는 상승폭을 되돌리며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갔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월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 폭과 변동률(전일 대비)은 각 5.9원, 0.41%로 전월(5.3원, 0.37%)보다 변동성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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