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 등 이사진 교체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달 3일 이 회장이 2심 무죄를 선고받자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검찰이 바로 대법원에 이 회장을 상고하며 사법리스크가 수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탓에 사실상 이 회장의 이사 선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상담역(전 메모리사업부장)은 다음 달 임기를 마친다.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노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 상담역은 교체 가능성이 높다. 그의 빈 자리는 새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메모리 사업부장이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다음달 사외이사 최대 재직연수인 6년을 채워 임기가 끝난다. 김준성 싱가포르대학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임기는 마치지만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이사장이 물러나면 새 이사회 의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유력 주자로 꼽는다. 경제관료 출신의 신 전 위원장은 국내외 경제·금융 현안에 밝고 시야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는데 그 당시 사실상 차기 의장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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