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혼인 및 출산율이 증가에 발맞춰 가구업계가 매트리스와 하이엔드 제품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관련 부문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자 오프라인 전용 매장을 최대 5배 확대하는 등 모처럼 가구 업계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일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매장을 연내 30개 신규 출점한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매트리스 시장 내 존재감 확대에 올 한해 총력전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2023년 수면 전문 브랜드로 독립한 마테라소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신장했다.
마테라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서울 대규모 아파트 단지 신규 입주가 시작되는 등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상승세인 점을 고려해 마테라소 전용 매장을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라며 “하이엔드 제품 수요 상승세를 고려해 약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제품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시몬스 침대도 새해 들어 빠른 속도로 전용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는 지난달 N32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N32 롯데백화점 본점을 각각 열었고 최근에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신세계백화점 하남점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 투자는 예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 역시 매트리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이례적으로 토퍼 라인업 5종을 전부 교체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전세계 3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면이 집에서의 웰빙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한 한국 응답자의 비율은 49%에 달해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다”면서 “상반기 중 매트리스 신제품을 추가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수십 가지의 라텍스 및 매트리스 조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구업계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최근 혼인 건수 및 출산율이 동반 상승하며 가구 소비가 점차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2024년 11월 혼인 건수는 1만 8581건으로 1년 전보다 1887건(11.3%) 증가했다. 11월 기준 증가 폭은 2015년 2445건, 증가율은 2010년 12.3% 이후 최대다. 지난해 7월부터는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 역시 2만95명으로 1년 전보다 2565명(14.6%) 증가했다. 이는 증가율 기준으로도 2010년 11월(17.5%) 이후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하이엔드 제품 관련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현대리바트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마이스터 컬렉션 신제품을 지난해 7종 출시했지만 올해는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 초고가 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까사가 유통하는 스웨덴 왕실 침실 브랜드 카르페디엠베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임에도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월 매출 기준 1위를 달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하이엔드 침대 대표 브랜드 5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상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가 연예인 애장품으로 입소문이 나는 등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국내 가구업체들의 노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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