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들이 올 들어 국채 선물을 9조 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한국 경제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7일까지 국채 선물을 8조 7038억 원(8만 375계약) 순매수했다. 구체적으로 3년 만기 국채 선물 7조 8039억 원, 10년 만기 국채 선물 899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각각 8조 2539억 원, 7조 6455억 원을 팔아치운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달 3일에만 3년 국채 선물 3조 120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앞다퉈 국채 선물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올해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3차례 인하해 최종적으로 기준금리가 연 2.25% 수준까지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지난달 16일 열린 금통위 이후로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공격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1월 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3년 만기 국채 선물 7조 4468억 원, 10년 만기 국채 선물 4조 7678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다만 지난 6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이 현재 금리 인하기에 있지만 이번(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경기 성장 둔화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준수하고 물가가 안 잡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성장이 부진하고 물가는 통화정책을 빠르게 조정해도 상승하지 않는다”며 “전반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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