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손을 잡고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양사는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정신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와 협력해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오랜 기간 국민 다수의 일상을 함께 하며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를 선보이는 것이 지금 시대 카카오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기업은 카카오가 최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AI 에이전트(비서) 카나나에 자체 언어모델과 더불어 오픈AI의 모델도 함께 활용한다. 카카오가 연내 출시 예정인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도 오픈AI의 최신 AI기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오픈AI의 기술로 이를 더욱 고도화하여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 이용자를 이해하는 카카오와 글로벌 AI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의 협업이 시너지를 창출해 AI 서비스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한다.
이날 정 대표와 올트먼 CEO는 협업의 비전과 향후 방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AI 기술을 선도하는 오픈AI와의 전략적 협업에 기대가 크다”며 “이번 제휴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의 고도화는 물론,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들려는 카카오의 노력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동석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이날 AI 반도체와 AI 생태계 확대를 비롯한 오픈 AI와 SK그룹의 전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면담한 뒤 '오늘 미팅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원더풀(굉장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에 대해선 "나이스 가이(좋은 사람)"라고 전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회동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 이재용 회장이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트먼과의 회동이 이뤄질 경우 이 회장으로서는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행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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