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중국 딥시크발(發)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련한 국내 파급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해선 관련 리스크(위험)를 철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했다.
유 부총재는 31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설 연휴 기간 중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의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3차례 연속 인하한 금리를 이번엔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캐나다와 유럽 중앙은행은 나란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의 딥시크 충격이 미국 증시를 흔들었다. 딥시크의 저비용·고성능 AI(인공지능) 모델 발표에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다. 여기에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 여파에 뉴욕증시의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설 연휴가 시작된 27일부터 30일까지 0.5% 하락했다. 반면 미 달러화 지수는 0.7% 상승했다.
유 부총재는 "이번 FOMC 결과가 예상한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시장 영향이 크지 않았다"면서도 "연휴 기간 중 미 증시 변동성이 IT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된 만큼 국내 파급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및 속도,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국내 정치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관련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양상과 그 영향을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