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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루마니아 노후 원전 개선사업 5월께 첫삽

한수원 '체르나보다 사업' 추진

2040년 세계 217기 수명 도래

설비개선·폐쇄 시장 확대 전망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수주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이 5월께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사업이 진행되는 60개월 동안 한국 기업에 쏟아지는 일감은 총 1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30일 한수원에 따르면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의 사전 작업 격인 인프라 건설 작업이 5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체르나보다 원전 30년 추가 운영을 위한 핵심 공정인 압력관 교체는 인프라 건설이 막바지에 돌입한 2027년 10월에 시작해 2030년 6월께 마무리된다. 시설 개선 공사에는 한수원뿐 아니라 한전KPS와 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삼성물산 등 국내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한수원이 체르나보다 원전 주 설계 업체가 아니면서도 설비 개선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설비를 가장 잘 아는 설계 업체에 시설 개선을 맡기기 마련”이라며 “한국 원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설비 개선 사업은 운전 허가 기간이 만료된 원전을 계속 운행하기 위해 주요 계통 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한수원은 2011년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위해 압력관을 세계 최단 기간인 27.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교체한 경험이 있어 수주전에서 경쟁 업체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월성 1호기의 노형은 체르나보다 1호기와 같은 캔두(CANDU)형 중수로 원전이다. 주 설계 업체인 캐나다 캔두에너지와 주요 계통 공급자였던 이탈리아 안살도뉴클리어는 한수원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국이 루마니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데다 한수원이 지난 50년간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덕에 이번 사업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해외 사업 다변화를 통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시설 개선 사업 수주를 발판 삼아 세계 곳곳에 산재한 노후 원전 개선 사업에 문을 두드리겠다는 입장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40년까지 사용 연한이 도래하는 원전은 217기(185.5GW)에 달할 예정이다.

이들을 모두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상당수가 수명 연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전 신규 건설뿐 아니라 기존 설비 개선·폐쇄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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