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은 지난 28일 이륙을 준비 중이던 자사 여객기에 화재가 난 데 대해 “기내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29일 밝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기내 수화물에 있던 보조 배터리 또는 전자기기의 배터리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날 화재사건과 관련해 “기내 화재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총 176명(승객 169명, 승무원 6명, 정비사 1명)을 태운 에어부산 여객기는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은 “손님 탑승이 완료된 후 항공기가 출발하기 전에 기내 후미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라며 “최초 목격 승무원에 따르면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가 목격되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탑승객은 대합실로 이동해 건강 상태를 확인받았으며 내국인 승객에 대해선 귀가 교통비가, 외국인 승객은 숙박 지원이 이뤄졌다고 에어부산은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피해 승객들을 위해 29일(BX3971), 30일(BX3972) 운항편을 마련했다고도 밝혔다.
기내 비상탈출 경위에 대해서는 “화재 확인 즉시 캐빈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계통 즉시 차단 후 비상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 완료했다”며 “별도의 안내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이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하여 탈출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주관으로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사고 원인 조사와 사후 조치에 돌입했다.
이번 김해공항 화재 항공기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17년 기령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017년 5월까지 에어부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다가 넘겨줬다. 에어부산은 이번 화재로 인해 지난해까지 12년간 항공편 수 10만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이 깨졌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 부산지방항공청장 산하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사고 수습에 나섰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이날은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김해공항의 항공기 주기장 40개 중 사고 항공기 주변의 주기장 3개소를 폐쇄 조치했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은 에어부산 일부 결항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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