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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AI 빅테크’ 올 주가 향방은

■ 알렉스 테더 슈로더 글로벌·테마 주식 부문 CIO

알렉스 테더 슈로더 글로벌·테마 주식 부문 CIO




지난해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 중인 갈등과 다른 지역의 정치적 혼란으로 암울했던 한 해였음을 고려해 보면 실로 눈부신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 호황에 이바지한 건 예상치를 충족한 기업들의 실적(특히 미국), 그리고 이 추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의 낙관론이었다. 고평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세계 증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계속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미국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애플 등 ‘초거대 기술 기업(메가 테크)’이다. 언급된 6개 기업 모두 인공지능(AI) 테마와 연계돼 있다. 특히 AI 반도체 생산 업체 엔비디아의 주가는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600% 이상 상승했다.

메가 테크와 기술 섹터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재 메가 테크는 업계를 지배하며 수익률과 성장률 모든 부문에서 타 기업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들의 지배력을 깨기 위한 정부나 금융 당국의 대대적인 규제적 개입이 없는 한 메가 테크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 중요한 구성 요소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AI에 대한 막대한 지출 규모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인프라의 3대 공급 업체인 MS, 알파벳 산하의 구글 및 아마존은 AI 경쟁 속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지출 속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견조한 대차대조표와 탄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AI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향후 2년 동안 투자로 인한 예상 매출 증가분은 상당히 미미한 측면이 있다. AI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진다면 투자자들은 기술 지배력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 주식이 비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밸류에이션 척도를 적용해 장기(15년) 중앙값과 비교하면 특히 미국 증시가 극단적으로 고평가된 상황이며 다른 어떤 시장도 저평가 상태라고 말할 수 없다. 영국과 일본처럼 투자자 관심도가 낮은 시장조차도 결코 절대적으로 싸다고 할 수 없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고평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으며 지난해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은 주식 시장을 지탱한다. 현재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호황, 나머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점진적 안정화는 올해 세계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성장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주식 시장은 AI가 이끄는 기술 주기를 따라 움직여 왔다. 기술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더 높아졌으며, 수익화 시점까지 시차를 감안할 때 AI 관련 자본 지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AI 기술의 잠재력과 미국의 대형 AI 인프라 업체들이 경쟁사에 뒤처지는 것을 꺼린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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