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이후 극우·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17일 유튜브 데이터 분석 서비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6일부터 12일까지 한국 슈퍼챗 1위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구독자 162만 명 규모의 채널이다. 주간 슈퍼챗 수익은 4983만 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 기준으로도 3위에 해당하는 수익이다. 슈퍼챗은 유튜브 생방송에서 시청자가 창작자를 후원할 수 있도록 도입된 기능이다.
주간 슈퍼챗 순위 상위 10위 중 부정선거·탄핵 무효·윤석열 수호 등 보수-극우 성향의 콘텐츠를 자주 다루는 채널은 9개였다. 이들 9개 채널의 주간 수익을 합산하면 1억 6706만 원이었다. 나머지 1개 채널은 정치·시사 분야로 윤석열 정권 비판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이 채널은 지난주 슈퍼챗 순위 2위로 수입 4348만 원을 기록했다.
계엄 이후 보수-극우 성향 유튜버의 슈퍼챗 순위 및 수익은 강세를 보인다. 계엄 사태 직전인 2024년 11월 25일~12월 1일 주간 슈퍼챗 순위 상위 10위 중 정치·시사 분야 채널은 7개였다. 보수-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1위 채널의 수익은 1506만 원이었다. 상위 10위에 포함된 보수-극우 성향 채널 5개의 수익은 4642만 원이다. 보수-극우 유튜브 채널의 최신 주간 슈퍼챗 수익이 1억 6076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수익이 늘어났다. 정치 유튜버들 중에는 라이브 방송 중 계좌번호를 띄워놓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금액까지 합산할 경우 수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의 반극단주의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극단주의자들의 유튜브 슈퍼챗 이용 사례를 분석하기도 했다. ISD는 "슈퍼챗은 크리에이터와 유튜브 모두에게 중요한 수익원"이라며 "유튜브 생중계 중에 나오는 댓글은 (문제가 있더라도 방송 중에는) 유튜브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 2017년 슈퍼챗 출시 후 극단주의자들은 슈퍼챗을 플랫폼에서 잠재적인 회원을 모집,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즉각 제재가 어려워 콘텐츠 가이드라인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 유튜버들의 득세가 정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5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가짜뉴스로 선동한 다음 슈퍼챗을 받아 가는 비즈니스 모델 속에서 보수가 무너졌다"며 "일반적인 보수의 지지자, 시민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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