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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KISTI 원장 “양자컴 도입해 소재·신약 R&D 혁신” [출연연 NOW]

연구용 AI 인프라 확충 ‘사활’

양자 SW 생태계 조기 구축하고

알파폴드 같은 특화AI 개발 검토

이식 KISTI 원장이 8일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KISTI




“양자컴퓨터가 신소재·신약·배터리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연구개발(R&D) 혁신을 가져올 겁니다.”

이식(사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다음 단계의 컴퓨팅(연산) 인프라 확보에 대비해야 한다”며 “양자컴퓨터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ISTI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에 슈퍼컴퓨터 같은 연구용 연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에 이어 챗GPT 등장 이후 급증한 연구 현장의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내년 초 AI 연산에 특화한 GPU 기반의 6호기 구축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조만간 본격적으로 커질 양자컴퓨터 수요에도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양자컴퓨터는 화합물을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최적의 선택지를 찾는 길 찾기 문제를 푸는 데 뛰어나다”며 “당분간 슈퍼컴퓨터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말처럼 양자컴퓨터는 최근 상용화 사례가 늘면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세대가 국내 최초로 IBM의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도입한 데 이어 KISTI를 통해 국내 과학계 전반에 양자컴퓨터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이 새해를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하고 주요국이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KISTI 역시 뒤지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식 KISTI 원장이 8일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KISTI


자체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이 원장은 특히 “양자컴퓨터의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려 한다”며 “아직 제대로 된 하드웨어가 없는 상태에서 기존 컴퓨터로 가상의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알고리즘 같은 SW를 시험해볼 수 있는 에뮬레이터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 차원의 국산 양자컴퓨터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

당장 더 급한 불은 AI다. 특히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에 노벨 화학상을 안긴 단백질 분석 AI모델 ‘알파폴드’처럼 과학 연구에도 분야별 특화 모델이 화두가 됐다. 이 원장은 “특화 모델 개발은 결국 해당 분야 데이터를 학습하는 게 관건”이라며 “정부 사업 참여와 연계해 데이터 확보에 유리한 바이오 분야에서 특화 모델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KISTI는 국내 과학 연구용 대규모언어모델(LLM) ‘고니’를 고도화하며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AI 혁명의 의미는 과학적 발견의 주체가 인간에서 AI로 바뀌었다는 데 있다”며 “단순 연산자원 확대를 넘어 기술과 R&D 투자 방향을 분석하는 연구 지원 업무에도 AI 비중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호기 구축의 걸림돌인 GPU 수급난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는 “과거 CPU는 공급사들이 한국의 국가 슈퍼컴퓨터에 공급한다는 상징성 덕에 싸게 파는 관행이 있었지만 GPU 시대에는 물량 자체가 없다”며 “인텔·AMD·엔비디아 등과 미팅을 지속하며 물량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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