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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중산층 늘며 WM 수요 쑥…'올라운드 서비스'로 공략해야 [리빌딩 파이낸스 2025]

■<3·끝> 토털금융으로 승부

높아진 소득수준에 잠재고객 급증

자산·소득별 세분화 전략 세우고

뱅킹 넘어 보험·캐피털·증권 망라

디지털 인프라 활용방안도 마련을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중심가에 조성된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 이 지역은 베트남의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보유 자산 10억 동(약 5800만 원) 이상 베트남 자산가들이 거주하는 고급 주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우리은행은 2023년 이곳에 개인 자산관리(PB) 서비스인 ‘투체어스’ 특화 점포를 세우고 현지 자산가들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국 고객 비중이 높았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베트남 자산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단순 자금 예치를 넘어 자산 관리 등 수요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 세운 해외 점포는 2023년 기준 총 65개다. 중국·홍콩·일본(36개), 미주(29개), 유럽(27개) 등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많다. 경제성장으로 급증하는 금융 수요를 잡기 위해 앞다퉈 동남아에 진출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치열해진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 관계자들은 “중산층부터 고액 자산가까지 세분화하는 수요에 대비해 은행·보험·캐피털 등 업권을 모두 아우른 종합 금융 전략이 동남아 시장 침투에 유효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전한다.

◇늘어나는 중산층…커지는 금융 수요= 금융 산업 분야에서 동남아 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인도네시아 국민 가운데 은행 계좌를 보유한 인구는 52%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동남아 금융 중심국인 베트남도 56%가량에 그치고 있다. 새로 공략할 잠재 시장이 현재의 2배가량 남아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에 따라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성장세도 가파르다. 캄보디아의 여신시장의 경우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의 소비자 금융시장은 오토바이·자동차·가전 등 필수재 구매를 위한 할부 금융 확대 등에 힘입어 160조 원 규모로 불어났다. 김현종 KB프라삭은행 부법인장은 “캄보디아는 성장의 기회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며 “한국 금융사가 해외시장에서 현지 1위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원스톱 서비스'로 승부해야=전문가들은 동남아 진출에 유효한 방식으로 은행·캐피털·보험·증권 등 업권을 총망라하는 종합 금융을 제시한다. 경제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부를 쌓아가고 있는 동남아 중산층들은 단순한 결제나 예·적금 같은 은행 서비스 외에 보험·증권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세안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 미쓰이스미토모(SMBC)의 경우 모든 업권을 아우르는 ‘다중 프랜차이즈’ 전략을 채택했다. SMBC는 FE 크레디트(베트남), BTPN(인도네시아) 등 소매 금융사 대상 지분 투자를 확대해 현지 리테일 시장을 공략했다.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시장은 기존에 SMBC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이 유일하게 베트남에 은행·캐피털·보험·투자증권 계열사 4곳이 동시에 진출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의 대출 잔액은 2012년 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월 27억 달러로 40배 가까이 성장했고 캐피털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도 2019년 설립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베트남 시장점유율이 7.4%로 현지 5위권으로 올랐다. 보험사인 신한라이프 베트남도 2022년 법인 출범 2년 후인 지난해 가입 고객을 24만 7000명으로 늘렸다. 배승준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장은 “신한금융을 방문한 고객에게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캐피털·증권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양한 금융 업권이 동시에 영업을 하고 있어 여러 채널을 통해 상품 판매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젊은 층 공략 열쇠는 ‘테크금융’=동남아 시장은 선진국 못지않게 탄탄한 디지털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 서비스로 편입되는 고객들은 디지털 인프라 활용에 익숙한 젊은 층들이 많다. 결국 기존 금융사들과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이 현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인 BNC와 자고(Jago) 등은 전통 은행이 아닌 핀테크에서 출발해 디지털은행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의 QR코드 결제 규모는 1년 전보다 250% 급증했고 2023년 말 전자지갑 이용자 수는 이미 3600만 명가량으로 전체 인구(약 1억 99만 명)의 18%를 차지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지 은행의 QR 코드 확대 전략을 한국이 벤치마킹할 정도”라며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어서 우위라는 인식을 버리고 디지털 관련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금융 당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금융 소비자 보호 개념이 과거와 달리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실제 동남아 금융 당국은 최근 불법 추심과 불완전 판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적발된 금융사에 대한 제재 수위를 최고 영업정지 수준으로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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