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 기업들의 주가가 지난해 4.9%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수익률(-9.6%)을 15%포인트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의 ‘2024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결산’ 자료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기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적으로 3.2% 상승했다. 코스닥 공시 기업의 주가는 9.4% 하락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21.7% 내리면서 상대적인 하락폭은 적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를 관리하는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앞장선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총 102개사다.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기업의 비중은 64개사(63%)이며, 코스피기업 85개사(83.3%), 코스닥기업 17개사(16.7%)로 집계됐다. 초기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업종의 참여가 대부분이었으나 자본재(장비·기계·건설·인프라) 기업의 비율이 22%로 금융업종(19%)을 앞서는 등 참여 기업도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공시 기업 중 84개사(89%)는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공시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자본효율성을 개선하겠다고 한 기업은 69개사(73%)로 집계됐다. 매출액 증가율 등 성장성을 제시한 기업은 46개사(49%)로 절반 이하였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제시한 기업의 수는 29개사(31%)에 그쳤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18조 8000억 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의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고려아연(010130)의 경영권 분쟁으로 올해 매입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지난해 13조 9000억 원으로 2017년(약 14조 원) 이후 가장 많았다. 상장사의 지난해 현금배당 금액도 45조 8000억 원으로 그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거래소는 밸류업 확산을 위해 매년 5월 우수기업 표창을 수여하고, 세제 지원,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 8종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1분기 우수 밸류업 기업 평가를 위한 기준을 제정하고, 국내외 기관투자가 등 시장 참가자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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