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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키스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시작…통상 네트워크 넓힌다

세계 5위 인구대국과 양자통상협정

파키스탄 시장에서 국기 등의 물건을 팔고 있다. AP·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파키스탄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지 2024년 6월 21일자 10면 참조

산자부에 따르면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 잠 카말 칸 파키스탄 상무장관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통상장관 회담을 열 한-파키스탄 EP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다. 파키스탄은 세계 5위의 인구 대국(2억 4000만 명)으로 내수 잠재성이 높을뿐 아니라 한반도의 세 배 넘는 면적의 국토에 석탄·천연가스와 구리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도와 동시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강점을 활용해 2020년과 2021년에는 6%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발생한 대외 부채 탓에 2023년 이후 경제 침체를 겪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파키스탄과의 EPA 협상이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파키스탄과의 통상 협력이 성사되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서남아시아 대표 국가들과 중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기반 다자통상체계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양자 중심 통상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EPA는 자유무역협정(FTA)와 같은 양자무역협정의 일종으로 상대국과 공동번영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통상협정이다. 관세철폐와 같은 시장 개방 요소가 포함되지만 FTA에 비해 시장개방 정도는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파키스탄 외에도 자원이 많고 인구·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프리카 및 유라시아 10개국을 대상으로 EPA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조지아·몽골·방글라데시와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태국·세르비아·케냐 등과도 협상 개시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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