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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올해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들

■ 에릭놀란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릭놀란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금(金)과 은(銀)은 지난해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가격은 기준 금리 인하 속도, 강달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무역 제재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금과 은 가격은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 기대치 변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펀드 선물 가격 움직임을 토대로 분석해 봤을 때 당시 시장은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를 2.75%까지 낮출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들어서 미국 경제 지표가 견조한 고용 증가와 물가 상승을 나타내자 금리 기대치에 변화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후 귀금속 가격에서 조정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과 은은 일반적으로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화폐 자산으로도 간주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미국 연준이다. 1982년부터 2007년까지 대부분의 기간 금을 순매도한 미 연준은 2008년부터 매년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순매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현재 미 연준은 금을 화폐 자산으로 보고 있으며 다른 통화의 준비금을 쌓는 것보다 금을 더 많이 축적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금은 미국 달러와 음의 상관 관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BBDXY)가 상승하면 금과 은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10월 초 이후 BBDXY는 미국 경제 지표 호조로 6.5%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관세 부과 역시 향후 강달러를 더 촉발하는 요인이다. 관세 수익은 미국 정부의 예산 적자를 해소하는 데 기여한다. 통상 통화는 정부 예산 적자 감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관세 부과에 따른 무역 적자 해소 역시 통화 상승 랠리를 끌어내는 요인 중 하나다. 관세 부과로 기대감이 커진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통화 가치가 상승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2018년 미국이 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미국 달러는 중국 위안화 대비 10% 상승했다.

올해 귀금속 가격은 변동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어떤 관세 정책을 시행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데다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이 수출 장벽을 세워 미국 관세 부과 정책에 대응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제재의 결과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한 상태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변경될 경우에도 달러와 금 수요가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대규모 예산 적자 영향으로 현재 시장 예상보다 기준 금리 인하가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예산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며, 중국, 프랑스, 일본,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도 거의 비슷한 규모이다. 현재 브라질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대규모 예산 적자와 금리 하락이 결합하면 향후 금, 은, 암호화폐 등과 같은 실물 자산의 매력을 높여 앞으로 강력한 상승 추세를 만들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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