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 이후 약 2년에 걸친 보릿고개를 버텨낸 국내 주요 스타트업이 올해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V자 반등’을 노린다. 지난해 투자 침체기 속에서도 매출을 늘리는 등 성장세를 유지한 이들은 일본 등 인접국 진출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확보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연계 사업에 진출해 수익원 다각화도 동시에 이룬다는 목표다.
7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로앤컴퍼니(로톡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힐링페이퍼(강남언니), 리멤버앤컴퍼니(리멤버) 등 국내 주요 스타트업은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에이슬립, 니어스랩 등 기술 스타트업은 기술 사업화에 집중해 매출 확대를 노린다.
로앤컴퍼니와 자비스앤빌런즈는 일본 시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세계 시장으로 발을 뻗는다. 로앤컴퍼니는 지난해 7월 국내에서 법률 AI 비서 서비스 ‘슈퍼로이어’를 출시한 이후 100일 만에 변호사 4300명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변호사의 12%에 달하는 수준이다. 7월 출시 이후 매달 기능 개편에 나서며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는 벤고시닷컴과 같은 대형 리걸테크(법률 기술) 기업이 있지만 법률 AI 관련 진전은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앤컴퍼니는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10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서 종합소득세 환급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회원을 2000만 명 이상 확보했다. 일본 세금 환급 시장은 국내보다 2~3배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쩜삼과 같은 일반 소비자 대상(B2C) 대형 플랫폼이 없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일본 세법은 우리나라 세법과 유사해 환급 알고리즘 개발을 빠르게 마칠 수 있다”며 “현지 법인과의 파트너십 및 마케팅을 추진 중인 단계”고 전했다.
힐링페이퍼와 리멤버앤컴퍼니는 그동안 확보한 고객 풀을 기반으로 올해 연계 사업 진출에 적극 나선다. 힐링페이퍼는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로 일본 시장에 이미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올해에는 기존 플랫폼 고도화와 더불어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중심으로 한 병의원용 고객관계관리(CRM)·마케팅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멤버앤컴퍼니는 ‘리멤버’ 플랫폼 내 직장인 이용자를 활용해 리서치·광고 사업을 확장한다.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가 있는 기업들에게 영업과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것이 목표다.
기술 중심 스타트업은 판로 확대를 통한 매출 확장을 노리고 있다. AI로 수면 단계를 측정하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기업 대상(B2B) 및 병원 대상(B2H) 판로를 넓혀 기술 수익화에 나선다. 에이슬립이 개발한 ‘앱노트랙’은 지난해 5월 수면 무호흡증 진단을 보조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식약처 인허가를 받았다. 12월부터는 비급여 처방 대상이 돼 관련 병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 AI 기반 드론 솔루션 기업 니어스랩은 안티드론(적 드론을 격추하는 드론) 제품을 북미·유럽 우방국 군 당국에 판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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