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기술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했다.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운드리 등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조직 개편에서 EUV TF를 해산했는데 차세대 기술에 관한 두 회사의 조직 운영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산하에 ‘EUV 시너지 TF’를 조직했다. EUV 시너지 TF는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 산하에 조직됐다. 그러나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양산 라인에서 활용하고 있는 모든 EUV 설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ASML이 단독으로 공급하는 2000억 원대의 노광기는 물론 도쿄일렉트론의 EUV 트랙 장비, 노광기 안에 들어가는 각종 소재 및 부품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화성·평택 사업장에서 30대 이상의 EUV 노광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은 웨이퍼 위에 EUV라는 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찍어내는 기술이다. EUV 빛의 파장은 기존 불화아르곤(ArF) 빛보다 14분의 1 짧은 13.5㎚로 기존에 비해 더욱 미세한 회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이 빛은 대부분의 물체에 흡수되는 까다로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 EUV를 다루는 기술을 고도화할수록 대만 TSMC, 미국 인텔·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 공정에 EUV를 도입했다. 다만 최근 EUV 기술을 포함한 미세 공정 확보전에서 삼성의 성적은 좋지 않다. 10나노급 6세대 D램과 3나노 이하 파운드리의 경우 경쟁사 대비 낮은 수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 경영진은 EUV 공정 효율화가 수율을 올릴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판단해 별도의 조직을 설립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다른 EUV 조직 변화를 줘서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조직 개편에서 EUV TF를 해산하는 결정을 내리고 미래기술연구원으로 편입시켰다. SK하이닉스의 EUV TF는 2019년 조직됐다. 지난해에는 각 사업부와 미래기술연구원에 흩어져 있던 인원들을 EUV TF에 완전히 흡수시키며 상설 조직으로 운영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10나노급 4세대 D램에 EUV를 처음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6세대 D램 개발까지 EUV를 적용하는 데 이 TF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는 이천 M16 공장에서 10대 이상의 EUV 기기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기술연구원에서는 차세대 EUV 노광기인 하이-NA 기기 도입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하이-NA 기기 첫 반입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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