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시술도구 개발 기업 파인메딕스(387570)가 상장일 공모가 대비 60% 급등 마감하며 올 기업공개(IPO) 시장이 마무리됐다. IPO 시장은 짧은 휴지기를 가진 뒤 다음 달 중순 청약을 대거 재개한다. 연초에 상장하는 종목들의 상장일 주가가 좋았던 만큼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인메딕스는 코스닥 상장일인 이날 공모가(1만 원) 대비 60% 오른 1만 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2만 700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파인메딕스 주식은 하루 동안 6754억 원어치 거래되며 삼성전자(005930)(5625억 원)을 제치고 국내 증시 일일 거래 대금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올 한 해 동안 77개 일반 기업이 상장을 마쳤다.
10월 새내기주 주가 급락으로 얼어붙었던 공모주 투자 심리는 중소형 공모주들을 중심으로 일부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전력전송 솔루션 기업 위츠(459100)가 상장일 ‘따블(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오르는 것)’에 성공한 뒤 벡트(457600), 온코크로스(382150),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 듀켐바이오(176750), 쓰리에이로직스(177900) 등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됐고, 쓰리에이로직스를 제외하면 모두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튿날부터는 주가가 하락해 전형적인 ‘급등 후 급락’ 패턴을 보였으나 앞서 16개 종목 연속 주가 급락 사태 때와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하방을 다졌다는 평가다.
파인메딕스 상장을 마지막으로 공모주 시장은 다음 달 중순까지 약 2주 가량 짧은 휴식기에 들어간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이 기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투자자와 만날 예정이다.
내년 1호 상장 종목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축산물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업체 미트박스글로벌로, 다음 달 13~14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상장을 철회, 공모가를 이전보다 약 17% 낮춰 증시 입성에 재도전한다.
미트박스글로벌을 기점으로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높아진 증시 불확실성을 우려해 공모를 미룬 기업들이 줄줄이 1월에 청약을 진행한다. △동국생명과학·아스테라시스(14~15일) △와이즈넛·데이원컴퍼니(15~16일) △삼양엔씨켐(16~17일) △위너스(17일, 20일) 등이다. 모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곳들이다. 내년 첫 ‘대어’로 주목을 받고 있는 LG CNS는 21~22일에 일반 청약을 계획하고 있다.
해가 바뀌면 기관투자가들이 자금 집행을 재개하면서 일반적으로 새내기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올 1호 상장 종목이었던 우진엔텍의 경우 상장일 ‘따따블(주가가 공모가 대비 300% 상승)’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모주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면서도 “비교적 시가총액이 1000~2000억 원대로 작은 중소형 공모주의 경우 연초 효과를 노린 선별적인 투자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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