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자회사인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경북 성주에 위치한 석산(石山) 기업 대홍산업을 매각한다. 대홍산업은 래미콘 및 아스콘(아스팔트 콘트리트) 등 건자재로 쓰이는 일반석을 채취하는 업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투자파트너스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대홍산업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대상은 2021년 말 사모펀드(PEF) 운용사 비스톤에쿼티파트너스와 공동 인수했던 경영권 지분 70%다. 당시 130억 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희망 매각가는 350억 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이 가격에 매각이 성사되면 투자 3년 만에 인수가 대비 2배 가까운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현재 석산 기업에 관심을 둔 일부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등이 채굴 현장을 둘러보고 간 수준으로 매각 초기 단계다. 이지스투자파트너스 측은 늦어도 내년 중순까지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대홍산업 매각 전망을 두고 업계 시각은 긍정과 부정을 교차한다. 우선 골재 채취가 인허가 산업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소음·분진과 환경 오염 우려로 정부 인허가가 필수적인데, 신규로 득하기는 어려워 진입 장벽이 있다. 영업 범위가 대구신공항 등 중장기적인 사회기반시설(SOC) 공급 계획이 예정된 서대구 권역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건자재는 원재료 부피가 커 운반비 비중이 높아 수요처와 거리가 가까운 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만 지방 중에서도 특히 대구 지역 건설 경기 침체 정도가 심해,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350억 원에 매각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방 건설 경기 침체 요인만 제외하면 석산 기업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 수록 우상향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 정부 모두 건자재용 모래 수출, 채취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국내 골재 공급량에서 80%가까이 차지했던 중국이 2020년대 들어 모래 수출을 규제하는 중이고,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점에 주목한 다수 PEF 운용사가 석산 기업을 사들여왔다. 2016년부터 대운산업개발, 유창산업, 삼덕개발을 비롯해 최근에는 한라엔컴을 인수한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E&F PE) 등이 대표적이다. VL인베스트먼트도 2020년 DL이앤씨의 석재채취사업부인 대림C&S 지분 51%를 719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대홍산업을 성공리에 매각할 경우 다른 운용사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