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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는 근육질, 주행감은 세단…쿠페형 SUV의 '교과서' [별별시승]

■BMW 뉴 X6 xDrive40i

직렬 6기통 엔진에 ZF 8단 변속기 조합

부드러우면서도 기민한 액셀·변속 반응

시트 포지션 높은데도 노면과 일체감 줘

피부에 닿는 부위는 메리노 가죽 등 사용

뉴 X6. 사진제공=BMW코리아






쿠페는 원래 중세시대에 잘 달리던 마차를 뜻했다. 마부 뒤로 두 개의 문이 달린 승객석이 있었다. 자동차도 쿠페라고 하면 문이 두 개였고 예전 마차처럼 잘 달려야 했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가 문이 4개 있는 1세대 CLS 내놓으면서 ‘4도어 쿠페’가 탄생했다. 물방울이 바람을 흘리는 듯한 1세대 CLS의 멋진 디자인에 반한 소비자들은 쿠페에 문이 2개인지, 4개 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쿠페에 대한 BMW의 생각은 달랐던 듯하다. 애초에 말이 끄는 쿠페는 마차였고 네 개의 큰 바퀴 위에 승객석이 있었다. 지금으로 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가깝다. BMW는 당시 전 세계 SUV 시장을 석권한 근육질의 각진 X5를 유려하게 쓰다듬었다. 2008년 원초적인 쿠페에 가까운 X6가 SUV형 쿠페로 시장에 나오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콧대 높던 포르쉐도 자신들의 SUV를 스포츠 쿠페로 만들며 X6를 따라갔다. 그러나 약 16년 넘게 지난 지금도 이 시장은 3세대를 거쳐온 X6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된 뉴 X6 xDrive40i를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를 오가며 약 400km 주행했다. 뉴 X6 xDrive40i는 이전 모델보다 출력이 41마력 향상된 381마력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여기에 ZF의 최신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가 매칭됐다. 지능형 사륜 구동 시스템인 BMW xDrive가 상황별로 각 바퀴의 힘을 배분한다.

뉴 X6. 사진제공=BMW코리아


뉴 X6 xDrive40i M스포츠의 핸들을 잡고 시동을 걸면 쿠페형 SUV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다. BMW M스포츠 에디션의 스티어링휠은 손 안에 두툼하게 꽉 차지만 가죽의 촉감은 부드럽다.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심상치 않은 근육질의 차 안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하지만 엑셀로 발을 옮기면 가벼운 움직임에 놀라게 된다. BMW의 SUV들은 스포츠 세단의 정석인 3시리즈의 느낌을 준다. X3는 SUV가 된 듯한 3시리즈, X5는 더 커진 3시리즈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X6는 진짜 3시리즈에 올라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시트 포지션만 높을 뿐 움직임이 매우 경쾌하다. 엑셀은 기민하게 반응한다. 살짝 밟으면 즉각 반응하며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피드백을 전달한다.

특히 xDrive가 함께 전달하는 노면과의 일체감이 기분 좋다. 도심 속의 커브든, 국도든, 불규칙한 산길에서 커브든 어떤 상황에서도 타이어와 노면이 착 붙어서 육중한 차체가 전후좌우로 경쾌하게 내달린다. 달리다 보면 내가 길이 5미터, 폭은 약 2미터의 SUV를 타고 달리고 있다는 생각마저 잊게 한다. 도로 위에서 시시각각으로 네 바퀴의 구동이 조절되고 접지된 노면을 타고 스티어링휠로 전해지는 반응은 운전의 재미를 배가한다.



뉴 X6. 사진제공=BMW코리아


BMW의 직렬 6기통엔진과 ZF 8단 변속기의 조합은 말 그대로 기가 막히다. 이보다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변속하는 엔진-변속기 조합은 초고성능 라인업을 제외한 내연기관 모델에선 없다고 봐야 한다. 고속으로 달리면 바퀴가 노면에 붙어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안정감을 준다. 이어지는 곡선을 달리면 브레이크와 가속 패달은 수시로 오가며 밟아야 하는데 뉴 X6 xDrive40i M스포츠의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는 정확한 속도와 알피엠(RPM)에서 먼저 변속해있다. 그래서 차가 더욱 경쾌하고 빠르게 느껴지고 마치 작은 차에 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같이 빠른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은 경쟁사들의 SUV 모델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영역이다.

실내에는 12.3인치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되어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BMW의 인테리어는 투박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눈에 거슬리지가 않는다. 화려하지 않지만 차의 정체성을 담는 인테리어는 오랜 기간 운전하면 오히려 편안함을 준다.

실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고급 SUV들은 탑승자가 앉으면 실내가 꽉 찬 느낌을 준다. 그만큼 피부로 닿은 부위도 많다. 뉴 X6 xDrive40i는 이런 부위들을 메리노 가죽이나 고급 소재를 썼다. 투박해보이지만 닿으면 고급감이 느껴진다. 이런 특징은 장거리 운전을 하면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뒷좌석은 실제로 좁다. 뒷좌석 가운데 시트는 포기하고 4인승으로 타는 것이 좋다. 큰 트렁크 공간이 필요하면 X5를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1억 2580만원.

뉴 X6 xDrive40i 내부.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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