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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잃은 자금…개인 MMF, 26개월만 최대

개인 MMF 설정액 17.8조…올 2.5조 증가

10월 금통위 뒤 빠르게 증가…순자산도 늘어

투자 미루고 초단기 이자수익 상품으로 피신

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리 방향성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약해지면서 개인들이 관망 속에 비교적 안전하게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초단기 상품 머니마켓펀드(MMF)에 대거 몰리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으로 국내 개인 MMF 설정액은 17조 7604억 원으로 늘어 2022년 9월 29일 17조 8024억 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5조 2294억 원과 비교하면 2조 5310억 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개인 MMF 순자산도 25일 18조 1028억 원으로 2022년 9월 27일 18조 1468억 원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15조 4859억 원보다는 2조 6169억 원 더 불었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라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한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MMF에 맡긴 돈의 규모는 지난달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분위기다. 개인 MMF 설정액은 10월 11일만 해도 17조 1205억 원에 머물렀다가 이달 25일 6399억 원을 더 추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 MMF 순자산도 17조 4183억 원에서 6845억 원이 더 증가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1년 9개월 만에 3.50%에서 3.25%로 내린 바 있다.





개인 MMF 자금이 빠르게 불어나는 것은 최근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상품에 현금을 넣고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6일 금투협이 공개한 ‘12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의 83%는 원화 약세 영향 등을 고려해 이달 28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정권 교체가 확정된 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지수가 2500 선 전후에서 오랫동안 횡보할 정도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된 상황도 개인의 MMF 피신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수출 기업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 처하자 이자 수익 이상을 벌 수 있는 투자처가 분명해질 때까지 투자를 미루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이달 금리를 동결하면 내년 1월 인하를 피할 수 없을 텐데 미국은 다음 달 인하하면 내년 1월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 긴축과 경제 성장은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라서 통화정책이 이에 어떻게 달라질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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