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준비 중으로 알려진 ‘슬림 아이폰’에 물리적인 유심(USIM)을 사용할 수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두께가 얇아져 유심 대신 전자적 e심(eSIM)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을 비롯한 e심 사용 금지 국가에서 판매가 불가능할 수 있어 판매 부진 우려가 따른다.
25일(현지 시간)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내년 가을 출시 예정인 슬림 아이폰에 물리적인 SIM 트레이를 장착할 수 없어 내장형 e심만을 사용할 전망”이라며 “e심 전용 스마트폰 판매가 금지된 중국 내 판매가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보다 얇은 아이폰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은 이미 알려져 있다. ‘아이폰17 에어’ 또는 ‘아이폰17 슬림’으로 불리는 신제품은 두께가 5~6mm로 현 아이폰16 기본형의 7.8mm보다 한층 더 얇다고 한다.
유심 탈착 공간은 두께를 줄이는 과정에서 큰 장애물이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다운로드만으로 설치 가능한 e심을 대체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에 애플은 미국에서는 물리 유심 트레이를 제거한 아이폰만을 판매하는 등 ‘탈 유심’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를 위해서는 유심이 필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중국 기술·통신 연구책임자는 디인포메이션에 “중국 통신사들은 각 사용자 개인 신원을 확인할 수 없게 할 위험 때문에 e심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모든 모바일 사용자에게 실명 등록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애플에게 ‘규제 장벽’이 골칫거리로 등장한 셈이다. 애플은 총 매출 20%가량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으나,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 등 현지 모바일 기업 약진에 최근 3년 연속 중국 내 기기 판매량이 하락 중이다.
중국 시장 판매 가능 여부와 별개로 시장 평가는 회의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슬림 아이폰이 과거 아이폰 미니와 플러스와 같은 운명을 겪을 것”이라며 “2026년에야 출시될 폴더블 아이폰이 유일하게 잘 팔릴만한 대체 디자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이폰 정규 모델보다 작은 미니 시리즈는 단종됐고, 플러스는 여전히 판매 중이지만 전체 아이폰 제품군 중 가장 판매량이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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