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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물리로 해석한 이상 ‘오감도’…서울무용제 우수상

이수정 GIST 교수 집필 대본

오감도: 까마귀가 내려다본 세상

'오감도: 까마귀가 내려다본 세상' 공연. 사진 제공=GIST




천재 시인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를 수학과 물리학 개념을 활용해 재해석한 작품이 서울무용제에서 수상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수정 기초교육학부 국문학과 교수가 대본을 쓴 공연 ‘오감도: 까마귀가 내려다본 세상’이 제45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작품은 오감도의 제1호, 2호, 4호, 10호를 재해석해 예술가의 탄생과 죽음, 부활을 무대 위에서 그려냈다. ‘춤, 연기, 테크놀로지의 완벽한 융합,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강렬한 안무,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무대 연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감독 김혜정, 안무 정유진, 연출 김규종 교수가 참여했다.

이상의 시 '진단 0:1'




이 교수는 이상의 시를 수학과 물리학의 개념을 활용해 해석해왔다. 일례로 숫자 1234567890과 가운데점(·)의 배열로 이뤄진 시 ‘진단 0:1’을 기하학적으로 도넛 모양의 입체도형 표면에 대응시켜 무한한 반복성을 시각화함으로써 이 시에 이상의 문학 전반에 표현되는 병적인 사회가 반복된다는 통찰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 논문을 이상문학회 발간 ‘이상리뷰’에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상은 한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 그리고 수학과 물리학의 기호를 활용해 2차원 평면에 쓰인 글자로부터 3차원 입체를 창조해 냈다”며 “3차원 입체의 시간적 움직임까지 시로 표현하고자 했던 시인의 실험을 무대 위의 살아 움직이는 몸의 언어로 구현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향후 이상의 또다른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무용 대본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이상의 시 '진단 0:1'의 무한한 숫자 배열을 도넛 입체도형을 통해 시각화한 것. 사진 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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