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를 지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 확정 이후 최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 투자 상품이 최근 ETF 수익률 상위권을 휩쓰는 만큼 당분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운용사의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올 들어 21일까지 73.0%의 수익률을 기록해 레버리지(차입) 상품을 제외한 국내 ETF 가운데 최상위 성과를 보였다. 21일 기준으로 최근 한달 수익률은 17.6%, 3개월은 30.2%, 6개월은 44.9%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성적표를 낸 셈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12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미국 주식을 사고 파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가장 선호하는 25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존 시장 대표 지수가 경기 국면의 변화와 투자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이 ETF는 특정 업종이나 테마에 국한하지 않고 오직 서학개미가 투자하는 종목으로 구성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강점을 지닌다.
이 ETF가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는 지수는 ‘아이셀렉트(iSelect) 서학개미’다. 미국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25개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매달 보관금 액수를 기준으로 편입 비중을 가중해서 정한다.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현재 테슬라 23.8%, 엔비디아 18.6%, 애플 10.4%, 마이크로소프트 7.5%, 알파벳(5.2%), 아이온큐(5.1%) 등 최근 미국 시장을 견인하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을 주로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온큐, 팔란티어 등 최근 주가 상승폭이 큰 중소형 성장주들도 포함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에너지 수요 증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는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 기업 뉴스케일을 새로 편입하기도했다. 이 ETF의 순자산은 총 172억 원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한국 증시 간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계속된다는 점을 들어 한 동안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를 비롯한 해외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형 삼성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미국 주식에 관심은 있으나 종목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 환경 변화에 재빠르게 발맞추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특히 추천하는 상품”이라며 “매달 편입 종목을 자동으로 재조정하기에 수익 기회를 민첩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