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현대 월드랠리팀의 신뢰와 의리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성장을 했는데 정의선 회장이 가장 가까운 팬으로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스타디움에서 만난 현대차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현대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은 현대차의 전폭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 시즌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누빌은 “현대 월드랠리팀에 합류한 뒤 좋은 경험을 했고 성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저로서는) 현대 월드랠리팀에 들어온 것이 완벽한 매칭”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자동차 경주 대회인 WRC의 마지막 13라운드는 이날 일본 도요타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열고 최종 경쟁에 돌입했다. 올 1월 모나코 몬테카를로 랠리를 시작으로 12라운드를 달린 현대 월드랠리팀은 2014년 월드랠리에 복귀한 지 10년 만에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 공동 우승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누빌은 “현재 우승 레이스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일본 랠리, 이번 한 주가 가장 도전적인 시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누빌은 현대 월드랠리팀이 우승을 위해 그동안 모터스포츠에서 기술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WRC에 투입되는 차량은 F1처럼 경주용으로 제작된 특수 차량이 아니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WRC 규정(1.6ℓ 엔진, 무게 1190㎏)에 맞도록 제작된 차량이다. 랠리를 위한 자동차를 개발하고 경주에 참여하면 향후 양산차에 적용할 기술들을 쌓을 수 있다. 누빌은 “드라이버의 선호에 맞게 일부를 커스터마이징(개별 제작)하는데 올 시즌 저에게 맞춘 세팅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누빌은 올해 첫 라운드 몬테카를로 랠리와 열 번째 라운드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랠리에서 우승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올 시즌 드라이버 순위 1위(225점)를 달리고 있다. 누빌이 마지막 라운드인 일본 랠리에서 1위를 기록하면 현대차는 사상 최초로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 공동 우승을 하게 된다.
월드랠리팀을 이끌고 있는 시릴 아비테불 감독은 경쟁 관계인 도요타 월드랠리팀과의 박빙의 승부를 예측했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왔지만 일본 랠리를 잘 소화하지 못하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비테불 감독은 “일본 랠리는 기본적으로 홈타운인 도요타팀에 유리하다”며 “우승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유기적으로 경기에 임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드라이버 부문에서는 이미 우리 드라이버가 도요타팀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랠리 결과에 따라 1·2점 차이로 제조사 우승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테불 감독은 현대차가 이번 WRC에서 공동 우승을 하면 브랜드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1999년 WRC에 뛰어들었지만 2003년 시즌 도중 철수했다. 2014년 WRC로 돌아와 경쟁했고 2020년에는 제조사 부문 우승을 거머쥐었다. 공동 우승을 하면 WRC에 도전한 지 25년 만에 쾌거를 이루게 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랠리 WRC
15개국 진흙탕·눈길·산길 달려
우승 시 전 세계에 기술력 입증
15개국 진흙탕·눈길·산길 달려
우승 시 전 세계에 기술력 입증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랠리 대회다. 1973년부터 시작해 5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권위 있는 랠리 챔피언십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용 서킷에서만 진행되는 F1과 달리 1년간 세계 15개국에서 13개 라운드를 치른다. 아스팔트 도로는 물론 진흙길·자갈길·눈길·산길 등 다양한 형태의 비포장 도로에서도 진행된다. 극한의 주행 환경을 극복하고 빠른 시간 내에 코스를 완주해야 우승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