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이 자회사를 통해 미국에 거점을 마련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본과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과 손을 잡고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크림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크림의 자회사 소다는 최근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본격적인 미국 서비스 시작에 앞서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고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크림 관계자는 “글로벌 최고의 리셀 플랫폼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번 소다 미국 거점 설립도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논의 초기 단계로, 미국 서비스 정식 출시일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소다의 최대주주지만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미국 법인 설립은 소다 주도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크림은 지난해 10월 약 976억 원을 들여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고 있는 소다 지분을 취득하고, 올해 상반기 연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크림은 2020년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분사했다. 소다는 네이버의 증손회사인 셈이다.
최근 커머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네이버는 크림은 물론 소다를 통해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리셀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장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크림은 지난해 소다를 인수하면서 “이번 투자로 크림과 소다에 입점한 한국과 일본의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고객 저변을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각 플랫폼이 쌓아온 검수 노하우를 더해 더욱 고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전 세계 각국의 소비자간거래(C2C) 커머스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국경을 뛰어넘는 ‘크로스보더’ 리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크림은 동남아시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태국 한정판 거래 플랫폼 ‘사솜’을 운영하는 사솜컴퍼니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세 차례에 걸쳐 약 40억 원을 투자한 크림은 지난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1위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스니커라’ 운영사인 쉐이크핸즈에 22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 외에도 크림은 싱가포르 가전제품 중고 거래 플랫폼 ‘리벨로’를 운영하는 키스타테크놀로지에 36억 원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글로벌 리셀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미국 최대 중고 의류 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리셀을 포함한 전체 글로벌 중고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3500억 달러(약 48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크림의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익 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크림은 지난해 40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860억 원)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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