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또다시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되면서 자본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것이다. 다만,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1일 2600.77포인트로 장을 시작해 한주간 17.5포인트(0.67%) 내리면서 전날 2583.2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가는 1조 472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7090억 원, 기관이 2835억 원씩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하이닉스(000660)가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삼성전자(005930)의 부진은 더욱 깊어졌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예상치를 하회한 결과 코스피는 4주 연속 2600선을 하회했다. 실적 시즌이 이어지고 있으나 상하단이 제한된 가운데 종목·업종별로 차별화되는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550~2680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시에 모멘텀(상승 동력)이 될 재료는 미국에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10월 고용 등 핵심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다. 미국 경제에 대한 양호한 전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통화 당국에 따르면 미국 주요 지역의 경제활동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은 반면 고용은 완만하게 증가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연속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수(연속실업수당청구건수)는 늘어났지만 처음으로 실업수당을 청구한사람수(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감소하면서 노동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급격하게 부각된 주식시장의 악재는 미국 장기채 금리상승이지만 미국 통화 당국이 금리 인하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인공지능(AI)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파벳(29일), MS·메타(30일), 애플·아마존(31일) 등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정책 트레이드도 이어질 것”이라며 “빅테크 실적 호조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실적 우려와 투자자 불안심리를 해소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28일 미국 10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활동지수
△29일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30일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 10월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민간고용, 유로존 3분기 GDP
△31일 미국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일본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11월 1일 미국 10월 고용보고서, 미국 10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 10월 수출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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