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행된 지 약 5개월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으로는 총 57개의 상장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동참했는데 그중 37개사는 예고 공시를, 20개사는 본 공시를 올렸다. 이 중에서 금융회사의 공시가 총 20개(예고 공시 10개사, 본 공시 10개사)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35.1%)을 차지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초기인 지난 6~7월 중 월평균 공시 건수가 5건에서 최근 8~9월 20건으로 점차 확대는 되고 있으나 여전히 추가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57개 상장사의 주가 성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기업마다 관련 공시일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별 주가 수익률 계산은 해당 기업의 공시일 기준 전후 1개월, 3개월간의 절대 주가와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GICS, 9개 산업)지수와 코스피 200지수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했다. 참고로 공시일 전 기준의 기간 수익률을 살펴본 것은 지난 5월 27일 밸류업 공시 시행에 앞서 주가가 사전에 반영이 된 사례(특히 금융주기 해당)가 적지 않은 점도 살펴보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공시(예고 및 본 공시 포함)일 이후 각각 1개월, 3개월간 개별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업종 지수 상승률을 각각 4.2%포인트, 3.1%포인트 상회했다. 코스피 200 지수 상승률에 대비해서는 각각 7.2%포인트, 11.1%포인트 초과 상승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공시와 예고 공시를 구분해서 살펴 보면, 본 공시를 한 기업들의 공시 후 1개월간 평균 주가 수익률은 업종 지수 대비 7.3%포인트 높았다. 코스피 지수와 비교해서도 9.1%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예고 공시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업종 지수와 코스피 지수 대비 각각 2.8%포인트, 6.2%포인트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본 공시한 기업들보다는 다소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업종 중에서는 금융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띈다. 금융 업종 기업들의 본 공시 이후 1개월간 업종 지수 및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 주가 상승률은 각각 9.7%포인트와 13.0%포인트로 나타나며 전체 본 공시 기업의 초과 수익률을 소폭 앞섰다.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로 보여지는 공시일 1개월 이전 기준으로 살펴봐도 본 공시 기업들의 성과가 예고 공시 기업들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일 1개월 기준 업종 지수 대비 본 공시 기업들의 초과 수익률은 5.2% 포인트로 -0.2%포인트를 기록한 예고 공시 기업들의 수익률을 훨씬 앞질렀다. 코스피 지수를 비교 기준으로 삼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본 공시 기업들은 코스피 지수 대비 7.9% 포인트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예고 공시 기업들의 초과 수익률은 3.7%포인트에 그쳤다. 밸류업 공시 관련해서 본 공시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예고 공시에 그친 기업들보다는 더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통계적으로 살펴봤을 때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참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초과 수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미공시 상장 기업들이 긍정적으로 공시 참여를 검토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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