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IBK기업은행이 정작 홍보 예산은 중기가 아닌 개인 고객에게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진행한 홍보 이벤트 총 485건 가운데 개인 고객 대상은 380건(78.4%)이었던 반면 기업 고객 대상은 86건(17.7%)에 그쳤다. 예산 규모로는 개인 고객 이벤트에 150억 5100만 원이 투입돼 전체 87.7%를 차지, 19억 5300만 원에 그친 기업 고객(11.4%) 이벤트 비용보다 7배가량 더 많이 사용했다.
은행들이 주로 고객 유치나 신상품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홍보 이벤트는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일회성으로 지원금 또는 경품을 주거나 때에 따라 일시적으로 금리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홍보나 상품 정보 전달이 소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에서 중소기업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고객부와 기업디지털사업부가 6년 동안 진행한 마케팅 건수는 각각 28건·21건으로 개인고객부(81건), 개인디지털사업부(119건)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다른 중소기업 담당 부서인 기업지원부는 마케팅 실적이 전무했다. 강 의원은 “홍보 활동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은행법상 중기 지원이라는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어긋난다”며 “기업은행 전체적으로 홍보성 이벤트에 매년 20억~30억 원씩 투입되고 있지만 전담 부서 없이 각 부서가 알아서 홍보 예산을 쓰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이에 대해 “특정 기업 고객에 대한 이벤트보다는 금융 지원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면서 “개인 고객은 유치 확대가 필요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실시하고 있고 특히 비대면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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