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트레스 2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시행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서울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단지의 매물이 증가하고 호가가 하락하며 시장 안정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강남3구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며 여전히 추가 상승에 점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 1625개로 한 달 전인 8월 초와 비교하면 약 2000개 가까이 증가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조이기로 인해 매물이 소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하락을 점친 부동산 소유주 가운데 일부는 급매를 내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매수세도 주춤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 8월 둘째 주 104.8을 기록한 뒤 9월 첫째 주에는 103.2로 떨어졌다. 거래량 역시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8월부터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세를 찾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전히 지역별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전세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신고가가 쏟아졌다. 서초구에서만 12개의 신고가를 기록했고 강남구 10개, 양천구 6개를 각각 기록했다.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가 대표적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9층은 지난달 2일 60억 원에 거래됐다고 이날 신고됐다. 3.3㎡당 1억 7600만 원선으로 3.3㎡당 2억 원이 가까워졌다. 전세가격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첫주인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 폭 0.01%보다 0.02%포인트 확대됐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대출 수요 옥죄기만으로는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없다”며 “대출 규제도 시장 자율로 맡기기로 한데다 기준금리 인하까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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