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이 주식 리테일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미수 거래 서비스를 도입한다. 해외주식 리테일 사업에 전념하는 전략으로 해외주식 증권사 2강(거래 대금 기준) 자리에 오른 토스증권이 레버리지 서비스를 무기로 수익성을 더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미수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최근 약관 변경을 마쳤다. 서비스는 이르면 10월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수 거래란 주식 실제 결제일까지 외상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주식 매수 주문이 체결된 이후 실제 결제일인 이틀 후까지 금액을 갚아야 하는 초단기 ‘빚투’다. 증권사로부터 일정 기간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와는 다른 유형의 거래다. 종목별로 정해진 증거금률을 토대로 최대 매수 금액이 결정된다. 예컨대 증거금률이 50%인 종목을 매수할 경우 현금(증거금) 500달러를 가지고 총 1000달러 상당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미수 거래는 정해진 기한 안에 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마다 정해진 연체 이자율이 부과된다. 이에 통상 미수 거래 투자자들은 당일에 주식을 매수하고 바로 매도하기 위해 미수 거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는 자사 시스템을 이용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나 점유율이 증가하고 그만큼 수취하는 수수료도 늘어난다.
토스증권이 미수 거래 서비스를 본격 채비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리테일 사업이 안정기에 들어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미수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거래 대금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노려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이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3년 전까지만 해도 당시 박재민 대표는 “토스증권은 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레버리지는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초기 도입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3년간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고객 연령층도 다양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거래 대금 기준 15.0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2022년 말 7.37%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리테일 전통 강자인 키움증권에 이어 해외주식 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다. 상반기 306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연간 목표치를 일찌감치 넘겼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수 거래는 데이트레이딩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선택하는 방식이라 시장점유율을 계속 늘려가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변동성이 커지며 하루 사이에 주가가 급등락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미수 거래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