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이임사를 통해 “28㎓(기가헤르츠) 서비스를 국민께 못 드려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동통신 3사와 제4이동통신사를 통해 현재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인 3.5㎓보다 빠른 28㎓의 상용화를 추진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됐다.
28㎓는 통신 사거리가 짧아 그만큼 기지국 설치 부담이 크고 제대로 된 특화 서비스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통신 3사 모두 별다른 사업을 벌이지 못한 채 주파수를 과기정통부에 반납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제4이통사를 유치하고 이 주파수 기반의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유도함으써 28㎓ 상용화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동시에 꾀했지만 그마저도 올해 6월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후보 자격을 취소했다. 제도 보완을 통해 다시 제4이통사를 유치하기 전까지 당분간 28㎓ 상용화도 미뤄지게 됐다.
이 장관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가 있었고 과학기술계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양자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도 조속히 해결되기 바라는 마음도 크다”고 했다. 국가 R&D 예산은 지난해 대비 올해 4조 6000억 원 삭감되며 과가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가 최근 마련된 내년도 과기정통부안 초안에서 회복됐다. 또 국내 양자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는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당초 1조 원 규모로 기획됐지만 예타 통과가 지체되는 동시에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이 장관은 2022년 5월 취임 후 2년 3개월 간 국가 R&D 혁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12대 국가전략기술 투자, ‘AI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비롯한 AI 규범 논의와 일상화, 6G 및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예타 통과, 전략기술 분야 인재양성,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 장관의 뒤를 이어 서울대 재료공학부 출신의 유상임 신임 장관이 과기정통부를 이끌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 신임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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