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하반기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서도 다음 달 ‘KRX코리아밸류업지수’ 공개에 따라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주요 대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노동길(사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3분기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실적 장세 후반부에 진입한 지금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에 낙관적 과잉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주요 상장사들이 호실적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다소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중국 가수요’를 낙관적 과잉의 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마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출을 상반기로 앞당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상장사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봤다. 미국 소비는 재화와 서비스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 미국의 소비는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재화 쪽 소비 지표가 회복돼야 수출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실적 의구심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2500~2750포인트로 추정했다. 9월 미국 통화 당국의 금리 인하가 점쳐지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특히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5~6개월가량 소요된다”며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당장 (개선된) 경기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는 주요 대기업들의 밸류업(가치 제고) 공시를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 전략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요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당부한 바 있다. 그는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도 밸류업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며 “밸류업지수에 편입되지 못해 수급에서 소외될 가능성은 기업들 입장에서도 리스크(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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