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엔저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달 두 차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5조 5000억엔(약 366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수치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재무성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통화 개입에 쓴 금액을 공개했으며 이는 브로커들의 추정치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 기간 동안 엔화는 두 번의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풀 꺾인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발표됐던 지난 11일(현지시간) 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61.58엔에서 157.44엔으로 급격히 올랐다. 두 번째 개입은 다음 영업일인 12일 달러 대비 엔화가 0.9% 절상됐을 때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개입이 외환 투기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최근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엔저의 상승 반전을 이끄는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외환 개입과 관련된 데이터는 일본은행(BOJ)이 정책금리를 0~0.1% 범위에서 0.25%로 인상하고 내년 1분기까지 채권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수 시간 뒤에 나왔다. 데이터 공개는 일본 정부가 엔저를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달러 대비 엔화는 더욱 강세를 보여 150엔 선까지 절상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