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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두달째 5조 급증…올 목표치 넘어

◆6월 증가폭, 35개월래 최대

석달 연속 증가세…누적 708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

가계대출 증가폭 더 확대될수도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새 5조 3400억 원가량 급증해 연초 관리 목표로 제시했던 증가율인 2%를 돌파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까지 내려간 가운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도 두 달 연기되자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5723억 원으로 전달 말 703조 2308억 원보다 5조 3415억 원 늘어 2021년 7월(6조 2009억 원)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석 달 연속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두 달 연속 5조 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로 잡았던 가계대출 증가율도 이미 넘어섰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금융 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10조 3861억 원에서 13조 8481억 원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16조 1629억 원(2.33%) 불어나면서 관리 목표치를 넘어섰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52조 1526억 원)이 5조 8467억 원 급증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2조 7781억 원으로 전월(102조 9924억 원)보다 2143억 원 감소했다. 주택 관련 대출이 늘어난 것은 최근 부동산 거래와 함께 디딤돌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 6934가구였지만 3월 들어 4만 233가구, 4월 4만 4119가구, 5월에는 4만 3278 가구로 늘어왔다.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주담대 금리가 떨어져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94~5.76%로 집계됐다. 올 5월 2일 연 3.48~5.78%와 비교해 최저금리가 0.5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2%대까지 내려앉은 것은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아울러 금융 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두 달 연기해 대출 막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떨어졌는데 스트레스 DSR 도입까지 연장된 것은 가계대출 관리에 악재”라며 “향후 가계대출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2단계 DSR 연기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부양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한 효과는 일시적이고 결국 가계대출을 자극해 가계부채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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