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2030년까지 9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자동차 운반선 시장에서 전 세계 1위를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 재활용 및 스마트 물류 솔루션 등 신사업에도 진출해 연간 매출액을 40조 원까지 늘린다는 포부다.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신사업을 포함한 중장기 사업 전략 및 주주 환원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현대글로비가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 것은 회사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우선 2030년까지 9조 원을 투자해 지난해 25조 원 규모였던 매출을 4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6%였던 영업이익률도 7%까지 올려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이번에 공개한 9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물류 36% △해운 30% △유통 11% 등으로 나눠 집행한다. 나머지 23%는 신사업에 사용된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성장 방안인 ‘현대글로비스 2030 성장 전략’도 함께 공개했다. 성장 청사진의 핵심은 회사의 타깃 시장을 현대차 계열 중심 ‘자동차 산업군’에서 비계열사 및 신사업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비계열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지난해 28%에서 2030년 40%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일원임과 동시에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의 지위를 얻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선 사업의 경우 비계열 고객을 늘려 2030년 매출 비중을 5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기아 등 그룹 물량은 물론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 등 다른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기로 했다.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사업으로는 배터리 재활용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을 내세웠다. 특히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용후배터리’ 사업을 위한 전략적 글로벌 거점 설립, 전처리 기술 고도화, 배터리 전용 물류 공급망 최적화 등 관련 기술 경쟁력을 내재화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결합한 스마트 물류센터 사업에도 진출한다.
주요 수익 사업인 해운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로 도약하기로 했다.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연 340만 대 수준의 완성차 해상운송 물량을 2030년 약 500만 대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해상운송 시장 전체 예상 물동량(2400만 대)의 약 20%로 전 세계 자동차 운반 선사 중 1위 규모에 해당한다. 벌크선에서는 시장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등 해상운송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또 암모니아 및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해상운송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주주 친화 정책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배당 정책이 기존 ‘전년도 주당배당금(DPS)의 5~50% 상향’에서 ‘전년 대비 배당금 최소 5% 상향 및 배당 성향 최소 25% 이상’으로 변경된다. 현대글로비스는 배당 성향 최소치인 25%로 가정해도 2027년 주당 배당금이 2023년(6300원) 대비 10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대1 무상증자도 실시된다.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 수량이 3750만 주에서 7500만 주로 늘어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7월 15일이며 8월 2일 상장된다. 이 대표는 “2030년 중장기 목표를 달성해 사업적 성장과 주가 성장이 동반 상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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