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솔라나(SOL) 현물을 기반으로 하는 최초의 ETF가 신청된 영향이다. 현지시간으로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솔라나 현물 ETF 상품 ‘반에크 솔라나 트러스트’ 출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접수했다고 알렸다. SOL은 바이낸스코인(BNB)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알트코인으로, 업계에선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이어 현물 ETF가 승인될 유력 후보로 점처져왔다. 메튜 시겔 반에크 디지털자산 연구 책임자는 “솔라나는 빠른 거래 처리량과 낮은 수수료, 강력한 보안, 활발한 커뮤니티를 갖춰 ETF 자산으로 적합하다"고 솔라나 ETF 신청 이유를 밝혔다.
현물 ETF 신청 소식에 SOL 가격은 하루새 7% 급등했다. 28일 오후 3시 58분 코인마켓캡 기준 SOL 가격은 144.92달러로 전일 대비 6.81% 올랐다. 솔라나 기반 밈코인도 하루 동안 최대 1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봉크(BONK)는 7.2% 오른 0.00002343달러, 북오브밈(BOME)은 14.3% 오른 0.01038달러, 팝캣(POPCAT)은 15.4%오른 0.5378달러를 기록했다.
솔라나를 필두로 알트코인 현물 ETF 시대가 개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전반적인 알트코인 시장도 반등하는 모양새다. SOL와 함께 현물 ETF 출시가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BNB와 리플(XRP)는 각각 1.25%, 2.22%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지코인(DOGE)도 3.45%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SEC의 솔라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과거 SEC가 SOL를 이미 증권으로 분류한 바 있다는 점이다. SEC는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기소하면서 SOL 등 일부 가상자산을 미등록 증권으로 해석했다. 현물 ETF의 기초자산이 되는 가상자산이 상품이 아니라 증권으로 분류되면 ETF 출시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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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반에크는 SOL가 BTC·ETH과 마찬가지로 증권이 아닌 상품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시겔 책임자는 “솔라나 네트워크는 (BTC·ETH과 같이) 어떠한 단일 중개 기관도 운영하거나 통제할 수 없도록 탈중앙화 돼있다”며 “솔라나의 탈중앙성과 경제적 효용성은 다른 가상자산의 특성과 일치하며 상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L의 경우 앞서 현물 ETF가 승인된 BTC·ETH과 달리 이전에 거래되던 선물 ETF가 없다는 점도 승인 가능성을 낮춘다. 미국 거래소법에 따라 현물 ETF 출시를 위해선 기초자산 대해 상당한 규모를 갖춘 규제 시장과의 감시공유협정이 맺어져야 하는데, BTC와 ETH의 경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던 선물 가격과 현물거래 가격의 상관관계를 증명함으로써 이 문제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당장 CME에 솔라나 선물이 출시되더라도 해당 선물과 현물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려면 최소 몇 년의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소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SEC의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 센터장은 “SEC는 2022년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거절하면서 감시공유협정이 거래소가 거래소법을 충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답변을 했다”며 “감시공유협정은 거래소법에 명시된 것이 아니라 해석에 달린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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