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미국 시장에서 인공지능(AI)와 빅테크 종목만 실적을 독식하는 이유에 대해 “벌어들인 돈을 AI에 재투자하며 시장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빅테크들이 AI에 자금을 쏟아부으며 이익을 독점해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기존 경쟁자들을 계속 밀어내 가면서 돈을 벌고 있다는 탓에 이익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아마존과 전자상거래는 유통산업 내에서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오고 있고 알파벳과 메타 등은 기존 미디어·광고를 대체해 나가며 비미국에서도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빅테크 외 기업들이 AI 투자에 필요한 비용을 대는 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파워와 AI 엔지니어를 갖추는 데 상당히 큰 비용이 필요하다"며 “이 둘을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결국 미국 빅테크들 뿐"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AI 서버 가격은 일반 서버의 7배에 달한다. Open AI 엔지니어 연간 급여는 50~90만 달러로 평균 미국인(6.4만 달러)의 10배를 웃돈다.
김 연구원은 ‘빅테크 이익 쏠림화’가 해소되려면 과잉투자 징후가 나타나거나, 검색광고·전자상거래·클라우드 등 AI 구매자들의 본업이 정점을 통과하는 모습 등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곧 만날 수 있는 변수는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AI 제품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다만 "전체적인 정황을 감안하면 빅테크, 반도체에 집중된 이익 구도가 갑자기 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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