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부터 두차례에 걸쳐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오후 8시부터 오물 풍선을 띄우면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과 충북·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현재까지 약 600개가 식별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 다시 부양.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오물 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마시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바 있다. 1, 2차를 합해 이날 오전 5시까지 경찰에 접수된 오물 풍선 신고는 514건이다. 구체적으로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295건, 재난문자 내용 등 관련 문의 신고가 219건이다.
1·2차 살포 기간 1천개에 가까운 오물 풍선이 곳곳에 떨어지면서 점차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2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풍선은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 났다.
비슷한 시각 안양시 만안구의 한 시장통에도 오물 풍선 추정 물체가 떨어져 안에 있던 내용물이 거리를 뒤덮었다.
이 시장은 이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 시장통을 오가는 시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휴일이 아니었다면 인명피해도 나올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포항시에서는 화진해수욕장 인근 모래밭에서 오물 풍선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오물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담겨있을 뿐 현재까지 화생방 오염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이어질 경우 피해가 잇따를 전망이지만 보상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6년 2월 수원시의 연립주택 옥상에 북한의 대남 전단(삐라) 뭉치가 떨어져 물탱크와 유리 등이 파손되고, 1월에는 고양시의 차량 지붕이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보상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보험회사 등이 혼선을 빚었다. 이에 북한의 대남 전단 뭉치가 떨어져 발생한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주는 근거를 마련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입법예고 단계에서 중단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