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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첩보 핵심 병기…날개길이만 약 30m, 美고고도 정찰기 U-2[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기상상태와 상관없이 고해상 영상 수집

160㎞ 내 지상 적 이동·고정 표적 탐색

U-2기, 미 공군 제5정찰대대에서 운용

주한미군, 최근 U-2S 증편해 감시 임무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고고도 정찰기 ‘U-2’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7년 미국은 명품인 U-2 고고도 정찰기에 대한 퇴역을 무기한 운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안 가운데 U-2 등의 퇴역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개됐다.

U-2기는 베일에 가려진 차세대 고고도 장기체공 전략정찰기(HALE)가 취역하는 2019년에 퇴역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HALE는 유인기인 U-2기와 무인기인 RQ-4 ‘글로벌 호크’의 장점을 통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U-2기 ‘첩보기의 고전’으로 통한다. 1955년 작전 배치된 U-2기는 냉전의 산물이다. 미국과 당시 소련 간에 치열한 첩보전이 전개된 상황에서 제작된 U-2기는 ‘드레곤 레이디’(Dragon Lady)라는 별명에 걸맞게 물샐틈없는 방공망을 자랑한다. 당시 소련과 중국 등의 군사시설에 대한 고공정찰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와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심지어 대남 오물 풍선 살포까지 무력 도발이 빈번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감시정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매일 같이 북한군 동향을 주시하고 파악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장수’ 정찰기 U-2기 ‘첩보기의 고전’


대북첩보 수집을 위한 핵심 전략자산 중 하나가 하루 2-3차례 감시 비행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진 U-2 정찰기다. 2만5000미터의 고도를 날아다니며 적군 동태를 파악하는 고고도 정찰기로서 1998년 퇴역한 SR-71과 달리 1955년 생산 이후 아직까지도 현역을 뛰고 있는 ‘장수’ 정찰기 기계다. 정찰기계의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U-2에게는 재미난 별칭이 있다. 바로 ‘드래곤 레이디’(Dragon Lady)란 별명이다. 용을 닮은 기체라 드래곤이란 별명이 붙은건 이해가 되지만 레이디는 뒤에 왜 붙은 것일까. 레이디란 별칭에는 고고도 비행을 하는 U-2 정찰기의 고충이 들어가 있다. 연료 연결부 고무패킹이 비행고도에 존재하는 오존(ozone)에 의해 자꾸 부식되자 임시방편으로 ‘생리대’를 집어넣어 막았는데, 이후 드래곤 레이디란 별명이 굳어버린 것이다.

U-2 정찰기 비행사들은 일반 파일럿 복장과 달리 거의 '우주복'을 입고 탑승해야 한다. 우주공간을 나가기 직전의 대기권 상층부에서 800km의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찰기 특성상 체공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U-2 파일럿들이 입는 특수 여압복은 물을 마시거나 식사, 대소변까지 다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져있다. 이 여압복은 미국의 달탐사 당시 우주비행사들의 우주복 제작에 활용되기도 했다.

미 공군의 고고도 정찰기 U-2. 사진 제공=록히드마틴


1960년 5월, 구소련 상공에서 격추당한 일이 있다. 당시 조종사였던 프랜시스 게리 파워스가 정보 수집 중 소련의 방공망에 걸려 우랄산맥 부근에 위치한 스베르들롭스크시 상공에서 소련군 S-75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 당시 소련군은 U-2기 격추를 위해 최신예 전투기 Mig-19, Mig-21을 출격시키고, 방공미사일 S-75 미사일을 8발이나 쐈다. 결국 엔진 재시동을 위해 고도를 잠시 낮췄던 U-2를 겨우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사고 이력에도 여전히 U-2는 후속모델이었던 SR-71이 은퇴한지 20년이 되가는 상황에서도 현역이다. 오랜 기간 운용된 기체로 최첨단 항공전이 펼쳐지는 현대에는 쓸모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현역인 이유는 활동 고도가 높아서 현대 방공무기로도 요격이 대단히 힘들다는 강점 때문이다.

주요 방공 미사일인 PAC-2 미사일은 물론 S-300 등 구소련의 방공무기로도 최대요격고도 근처에서 비행하는 이 비행기를 격추시키기 어려워 U-2의 정찰능력은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전략무기로 자리잡고 있는 배경이다.

시속 804.6㎞로 8시간 체공 정보 수집


2만1000 피트(6400m) 고공에서 고성능 카메라 등으로 신호, 영상, 전자정보를 수집해 전송하는 U-2기는 지상의 차량 번호판까지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무엇보다 엔진을 끈 채 활공 비행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속 500마일(804.6㎞)로 체공 시간은 8시간에 달한다. 게다가 엔진을 끈 채 활공 비행할 수 있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특히 U-2에 장착된 SAR레이더는 약 160㎞ 범위 내 지상의 모든 이동과 고정 표적을 탐색할 수 있다. 탐색된 정보는 즉시 전 세계에 있는 미군에 정보를 전송된다. 전장 19.2m, 높이 4.88m, 날개길이 32m로 최대이륙중량 1만8144㎏에 달한다. 연료를 최대 1만1200리터까지 싣고 1만1279㎞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다만 가늘고 짧은 동체에 비해 날개가 너무 길어서 이륙할 때는 ‘포고’라는 작은 보조바퀴를 달고 활주하다가 이륙하는 순간 분리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럼에도 양력을 잘 받고 활공에 유리하게 설계된 이 형상 덕분에 이륙한지 12분 30초면 고도 1만8000m까지 올라갈 수 있고, 최대 2만4000m 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 최대 체공시간 12시간에 달한다.

이륙하는 주한 미 공군의 고고도 정찰기 U-2. 연합뉴스


한반도에서는 주한 미 공군이 고고도 정찰기 최신형 U-2S를 운영하고 있다. 대북 정보수집의 최일선에 있는 미 공군 U-2 정찰기 부대(제5정찰비행대대) ‘블랙 캣’이 담당한다. 미 공군 제9정찰비행단 산하 부대로 1994년 10월 1일 재창설됐다. 모기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빌 공군기지이지만, 현재는 오산 공군기지에 전개하며 북한 지역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핵심 전력이다.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 5정찰비행대대가 운용하고 있는 모델은 ‘U-2S’. 이전 모델인 U-2R을 개량한 모델이다. U-2R은 U-2가 처음 등장할 당시와 비교해 기체가 약 40%가 더 커진 모델이다. 1989년에 미 공군에 인도됐다. 미 공군은 1994년부터 17억 달러를 들여 U-2R의 기체와 센서 등을 개량하고 새로운 엔진을 탑재해 U-2S로 이름을 다시 붙였다.

성능은 U-2R에서 U-2S로 개량되면서 대폭 향상됐다. U-2S에는 CCD 카메라가 내장된 전자광학 센서를 비롯해 고고도에서 주야간 및 기상상태와 상관없이 고해상도의 영상을 수집할 수 있는 레이다와 신호정보 수집장비 등 다양한 임무용 장비가 탑재됐다.

가장 눈여겨볼 장비는 상관없이 고해상도의 영상을 수집할 수 있는 레이다로, 지상에 있는 정지표적은 물론 이동 중인 표적도 탐지하는 게 가능하다. 영상을 수집할 수 있는 범위도 160km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집하는 정보도 매우 다양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광학와 적외선, 합성개구레이더(SAR) 장비들이 수집하는 영상정보와 레이다 및 통신감청 등을 통한 신호정보, 미사일 발사 전후 신호를 수집하는 계측·신호정보(MASINT) 등을 한 대의 U-2가 모두 수집할 수 있다. 이들 정보들은 지상 및 위성 데이터 링크를 통해 지구상 어디에든 거의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작전 마치고 착륙하는 고고도 정찰기 U-2S. 연합뉴스


주한미군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사 이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대북정찰 횟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은 통상 U-2S 1대를 출격시키는 데 북한의 도발 징후가 강해진 탓에 증편을 통해 2대가 동시에 대북 감시 임무에 동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U-2S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미 태평양공군사령부와 주한미군 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KCOIC), 한미연합분석통제본부(CACC) 등에 제공되어 '워치콘'(대북정보감시태세) 조정 등의 판단 자료로 활용된다.

고고도 장기체공이라는 독특한 임무환경과 U-2라는 특수한 항공기, 그리고 대북정보 수집이라는 특별한 임무 를 수행한다. 가장 핵심은 대북 감시정찰 임무다. 이를 위해 통상적으로 하루에 3대가 1회씩 교대로 출격해 휴전선 인근 고공에서 북한 지역을 꼼꼼히 정찰한다. 이처럼 U-2가 대북 억지력의 핵심역할을 담당해 주한미군 감축대상에서 항상 제외된 이유기도 하다.

U-2 기체가 오래돼 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고도 임무를 수행하는 기체인 만큼 U-2를 정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고도 작전에 따른 결빙 문제다. 결빙이 발생하면 금속부품들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수명이 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U-2에는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할 부품들이 적지 않아 부품들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U-2 정찰기 부대의 최우선적인 목적은 북한의 도발의지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U-2기는 지속적인 대북 감시와 정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핵심 임무”라고 전했다. 이어 “U-2기는 북한 의도를 파악하고 북한의 핵심 전략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감시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뛰어난 전략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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