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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미국 지수형 ETF 장기투자는 TR형으로

■김태화 삼성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

김태화 삼성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 사이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 유형 중 하나가 미국 대표지수를 기초로 하는 분배형 상품이다. 요즘 검색창에 ‘은퇴자금 10억 만들기’, ‘제2의 월급 통장’을 검색하면 여러 블로그에서 “S&P500 또는 미국30년 만기채권을 기초지수로 하는 월분배형 ETF에 투자해 매달 분배금을 받아 엔비디아 등 성장주에 투자하자”라는 조언을 많이 볼 수 있다.

분배형 ETF는 미국시장에서 2020년이후 성장배당형과 고배당 상품들이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대형화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도 2022년 이후 운용사들이 유사 월분배형 상품을 낮은 보수로 선보이면서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54종의 월분배형 ETF들이 총 6조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앞서 언급한 투자전략은 배당소득세 납부를 출금할 때까지 미룰 수 있는 연금계좌를 활용해 비교적 많은 금액을 일시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계좌를 이용하는 투자자라면 분배금을 받을 때마다 15.4%의 배당소득세를 떼기 때문에 월배당금을 받아 재투자하는 것은 효율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 세금이 아니더라도 금융상품의 구조적 특징, 즉 분배금을 지급하면 그만큼을 금융상품의 가격에서 빼는 분배락이 발생하면서 주가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다.

연금 투자자라도 직접 재투자를 통해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면서 동시에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유형의 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깜빡하고 있는 동안 내 연금 계좌에서 배당금이 나도 모르게 현금으로 차곡차곡 쌓여 잠자고 있다면 허탈하지 않을까.



배당금이 쉴 새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자동 재투자하는 방식의 끝판왕은 바로 상품명에 TR이라는 표시가 있는 ‘Total Return’형이다. 일반적으로 TR형은 국부펀드와 같은 대형 기관 투자가들이 수익을 자동 재투자해서 장기적인 성과 향상을 꾀하는 목적으로 선호해 왔다. 개인 투자자들도 수익을 분배받지 않고 자동 재투자하면 간접적으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별도 추가 비용없이 재투자를 할 수 있으니 장기 투자, 특히 장기 적립식 투자자라면 필수 상품으로 적극 고려할 만하다.

미국 대표지수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랑은 미국 본토에서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순자산(AUM)기준 미국 ETF 상위 5개 상품 중 4개가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고, 그 규모가 1조 6400억 달러로 전체 ETF 8조 6000억 달러의 19%에 달한다.

미국 대표지수가 20년이상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 상품이 미국인들의 은퇴이후 생활을 책임져 주는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투자자 입장에선 대표지수를 추종하니 보수도 저렴한데,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성 높은 글로벌 대표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어서 미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최애’ 상품이 됐다.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 상장된 S&P500과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12조 원 넘게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연금 계좌에서 장기 적립식 투자를 통해 은퇴자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저렴하면서도 분배금이 한시도 쉴 수 없게 자동 재투자해주는 대표지수형TR ETF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적극 담아 보시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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