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프리미엄’ 공세가 시작됐다. 기존 중국 전자 업체들의 기조가 중저가 제품 위주의 ‘박리다매’ 전략에 가까웠다면 최근 들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세 범위를 넓히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1일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연 후 1위를 빼앗긴다는 전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SCC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이 없는 사이에 화웨이가 메이트X5·포켓2 등의 제품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렸을 것이라고 봤다. 화웨이는 지난해 260만 대 수준이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올해 최대 1000만 대까지 대폭 늘리기도 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점유율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도 지각 변동이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폴더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3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중국 BOE(42%)에 1위를 내줬다.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BOE의 폴더블 OLED 출하량은 620만 대로 전년(190만 대)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로봇청소기와 TV 등 가전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업체가 아닌 중국 로보락(35.5%)이었다. 150만 원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점유율 80.5%에 달했다. 로보락의 국내 매출은 2020년 291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까지 7배 뛰었다. TV 사업에서는 TCL이 지난해 11월 한국 법인을 세운 뒤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네이버와 쿠팡 등 국내 e커머스를 중심으로 주요 유통 채널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 업체는 원래 중저가 TV를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짜왔지만 최근 110인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내놓는 등 프리미엄 이미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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