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장남이자 한화의 우주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과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찾았다. 김 회장이 사업 현장에 직접 방문한 것은 2018년 12월 초 베트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방문 후 약 5년 만이다.
한화는 최근 누리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의 단독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 25년간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인공위성과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김 부회장과 함께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는 발사체 전 분야의 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 센터다. 김 회장은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며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 협상자 선정을 축하하면서 이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우주 시대를 앞당겨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될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누리호 발사 때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들에게 격려 편지와 선물을 보내며 한화의 우주 도전을 응원해 왔다. 이날 한 연구원은 김 회장의 편지를 직접 들고 와서 친필 서명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게 될 누리호 4차 발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2025년으로 예정된 4차 발사의 완벽한 성공으로 우주 전문 기업으로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자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 총괄 주관 제작사로 선정돼 지난해 5월 25일 3차 발사 성공을 참관했다. 지난해 2차 발사에 이어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2027년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관을 통해 총 3차례 추가 발사돼 우주기술 검증과 지상 관측 등의 임무 수행용 실용위성으로 활용된다.
한화그룹은 1999년 국내 첫 액체로켓엔진 개발을 시작으로 25년간 우주발사체 사업에 참여하며 우주사업 역량을 키워오고 있다. 누리호에 이어 차세대 발사체 사업으로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대형 위성 발사와 우주탐사 등을 위해 누리호 대비 대폭 향상된 성능으로 개발된다. 총 3차례 발사를 통해 2032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임무를 맡는다.
한화는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지난 3년간 9000억 원에 가까운 투자도 집행했다. 쎄트렉아이(1089억 원), 원웹(3428억 원), 페이저(1313억 원), 카이메타(470억 원) 등을 인수했고 발사체 단조립장과 국내 최대 규모의 발사체 전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그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를 통한 우주수송을, 쎄트렉아이와 한화시스템은 인공위성 제작 및 위성 서비스를 담당하는 등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국내 최대의 민간 발사체 생산 시설도 짓고 있다. 2월 전남 순천에서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센터(가칭)’의 착공식을 진행했다. 약 5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6만 ㎡(약 1만 8000평) 규모로 건립되는 단 조립장에서는 2026년 발사 예정인 누리호 5호기는 물론 후속 신규 발사체들도 제작된다. 또 단 조립장을 중심으로 300여 개 누리호 참여 기업 및 연구개발 기관과 협력해 우주발사체 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센터가 완공되면 민간 체계 종합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유일의 중대형 발사체 전문 기업으로서 독보적 역량을 갖춰 지속적으로 국가 우주사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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